'10.6.6 관악산 러브길
'10.6.6(일) 어제 아침보다 좀 늦은 시간인 7시경 눈을 뜨네요.
그렇지만 어제 늦게까지 먹은 술이 완전히 깨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은 관악산 러브길을 갑니다. 관악산 러브길은 이른바 생릿지꾼들이 팔봉능선 허리를 안고 도는 코스라고 하여 러브길이라고 이름을 붙혔다고 합니다.
관악산 팔봉능선은 여러차례 산행을 했지만 지금까지 이런 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저야 능선 마루금으로만 다녔으니 알 턱이 있나요.
8시반쯤 집을 나서 미아삼거리역에서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바꿔타고 서울대 입구역에 내립니다.
서울대입구역 버스정류장에는 승객들이 서울대 정문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저기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버스를 탔다가는 약속시간에 늦겠다는 생각이 들어 택시를 잡아 탑니다.
오늘 만나는 장소에는 역시 산안개 대장님과 엄지님이 먼저 나와 계시고, 잠시후에 고주몽님, 청산님, 혜진이님, 상큼님, 보디가드님, 해담솔님이 모습을 보입니다.
오늘도 처음 보는 분들이 여러 명이네요. 나이가 저보다 10살이나 많으신 기암솔님, 저보다 한 살 아래인 산녀님, 그리고 쟈넬님과 산객님들이군요.
오늘 날씨가 무척 덥다고 해서 모두들 걱정을 하며 서울대입구를 떠납니다.
무너미고개를 올라가는 중간에 멋진 약수터가 있군요. 여기서 부족한 물을 보충합니다
2봉 아래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이제 바위에 붙었네요
첫부분은 확보없이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초보자 코스군요
정말로 팡봉능선 봉우리의 허리를 안고 도는군요
해담솔님이 전에 이 길을 타면서 "염라대왕 콧털을 만지고 왔다"고 해서 조금은 빡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산안개 대장님과 엄지님, 미님님과 제가 나란히 서있네요
바위 곳곳에 페인트로 '러브코스'라고 친절히 새겨두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겠군요
위로 오르기고 하고
옆으로 돌기도 하며
바위에 매달려 발버둥도 쳐 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쉬운 길이 이어집니다
미니님도 이 정도는 훌쩍 뛰어 오르네요
저야 말할 필요 없겠지요
이제 난코스인가 봅니다. V자골을 내려와 계속 오른쪽으로 균형을 잡고 이동하여야 합니다
반까베스통 매듭으로 하강을 하여 트레버스를 해야 하는데 트레버스를 할 때 자일 유통이 안돼네요
그래서 자일을 카라비너에 통과시킨 후 이동을 합니다. 균형을 잘 잡고 홀드도 잘 찾아 나가면 추락을 먹을 염려는 없겠지요
전원 다 잘 넘어 왔습니다
오른쪽으로 팔봉능선이 아기자기하게 이어 지고 있습니다
2시가 넘었는데 점심을 먹을 생각을 안 하네요
여기 넘어가면 먹으려나 기대를 해봅니다
이곳도 오르다가 오른쪽으로 트레버스를 해야 하네요
풋홀드에 엣징으로 발을 바꿔가며 이동을 합니다
그리고는 크랙을 따라 직상을 합니다
저도 다 올라왔군요
점심시간이네요. 모두들 무척 배가 고팠을텐데 이 시간을 얼마나 기대했을까요
점심을 먹고 곧바로 20미터 슬랩을 오릅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라 오르기가 힘이 들텐데 마지막이라니까 앙간힘을 다합니다
고주몽님 앞에서 선녀님이 힘에 부쳐 하는 통에 지체됩니다
그래도 다 올라왔네요
이제 장비를 해체하고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는군요
그나마 너른 계곡을 찾아 탁족을 합니다. 보기와 다르게 물이 엄청 차가웠습니다
물속에 발을 담갔다가 금세 밖으로 튀어 나옵니다
계곡을 벗어나 서울대 교정을 통과하여 입구로 향합니다. 서울대 교정을 내려 오다 버스를 타고 서을대입구역으로 향합니다
뒷풀이를 하면서 익살스런 표정을 지어 보는데 잘 안 되네요
쉬운 길이었습니다.
생릿지 코스로 봐도 충분하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맨 몸으로 이른바 생으로는 이런 길을 다니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 터입니다.
이제 저도 점점 난이도를 높여가고 싶어 하는, 전형적인 바위꾼의 모습이네요.
그럴 수록 보다 더 신중하고 안전을 생각하면서, 나이들만큼 들어 뒤늦게 뛰어든 그래서 지금은 다른 어떤 것보다 좋아하는 등반을 오랫동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