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법
"나는 절대로 추락하지 않는다." "추락은 등반 실패다" "추락을 많이 하는 것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걸 의미한다"
추락하지 않는 이유에 관해 여러 가지 말들을 한다. 온갖 종류의 변명, 핑계, 이유를 말하곤 한다. 그러나 그 모두가 단지 구실일 뿐이다. 전통적 스타일의 (기존 바위) 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추락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끼는 경향을 갖고 있으나, 떨어질락 말락 하는 그 순간을 극복해보려는 의욕이 없으면 발전할 수가 없다. 확보물이 좋은데도 이렇게 주저하는 것은 정신력이 허약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망설임의 극복을 위해서는, 추락이 단지 등반 과정의 한 측면이라고 보아야만 한다 -마치 발쓰기나 든든한 확보물의 설치와 마찬가지이다.
추락 연습을 함으로써 그러한 정신적 장애물을 넘어 설 수 있다. 추락 연습? 공중에 날아 보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추락을 경험한 후,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연습하면 제대로 자세를 갖추고 떨어질 수 있게 되어 부상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렇기는 하나 추락 연습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해야 하며, 항시 헬멧을 써야 한다. 이 공중 날기 연습을 (flight-practice) 위한 고려 사항은 다음과 같다:
공중 날기를 위한 준비물
로프, 하니스, 확보물, 등반자 빌레이 도구 등의 등반 장비를 체크하여, 그 모두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반드시 경험 있는 확보자 만을 써야 한다. 확보자가 확보물에 고정되어 있을 때는, 빌레이 (belay) 장비를 통해 로프가 조금 미끄러져 나가도록 함으로써 다이나믹 빌레이를 (dynamic belay) 해주는 법을 그 사람이 알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확보물에 고정되어 있지 않은 확보자는 로프가 팽팽해질 때 약간 위로 점프하여 '다이나믹 빌레이'를 할 수도 있는데, 이 때도 경험의 유무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림 1 참조). '다이나믹 빌레이'가 등반 시스템 상의 모든 구성요소에 가해지는 충격을 감소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올바른 루트의 선택.
수직 또는 약간 오버행을 이룬 등반 루트를 골라야 하며, 튀어나온 턱이 없고, 안전한 볼트 또는 잘 설치된 몇 개의 확보물로 튼튼하게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서서히 익숙해지도록 한다. 특히 처음으로 선등을 나가는 것아 불안한 경우에는, 우선 톱로핑을 하게 되는데, 등반하여 올라 가다가 그냥 손을 놓아 버린다. 그 다음에는 위로 점프하여 로프에 늘어짐이 생기도록 해본다. 가장 어려운 것은 그저 바위를 놓아 버리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확보물이 든든한 스포츠 클라이밍 루트에서 추락 연습을 한다. 등반자와 등반 확보자 사이에 적어도 12 미터의 로프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 하면 로프 길이가 그 정도이면 추락의 충격이 대부분 흡수되기 때문이다. 로프가 늘어나는 정도까지만 등반자가 추락하게 된다. 이것에 익숙해지면, 30cm 더 올라가서 추락해본다. 추락 거리를 차츰 차츰 늘리되 한번에 60cm 씩 증가시킨다. 거리를 한번 증가시킬 때마다 서너 번 추락해본다. 한번의 추락과 다음 추락 사이에 확보물에 매달려 있음으로써, 로프가 "회복하도록" 한다. 또한 로프의 끝을 바꿔서 어느 한쪽이 그 모든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한다.
올바른 추락 방향을 유지한다.
지나온 확보물의 어느 한쪽에 있을 때, 그 확보물이 있는 방향으로 밀면서 떨어지도록 한다. 바위벽에 세게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몸이 바위의 정면을 향하고 있어야 하며 팔과 손을 앞과 옆으로 펼친 자세를 취한다. 로프를 손으로 잡지 않아야 하고, 다리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 다리에 걸리면 몸이 뒤집어진다 (그림 2 참조.)
자, 이제는, 추락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우리가 알고 있으므로, 앞으로 선등할 때 자신의 한계에서 우리가 등반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