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26 설악산 한편의 시를 위한 길
'10.6.26(토) 오전 7시 태릉입구역 7번 출구에서 대원들을 만납니다.
우리는 오늘 설악산에 도착하여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을 등반하고, 속초 시내 콘도에서 숙박을 한 후 내일은 "별을 따는 소년들"을 등반하게 됩니다.
오늘과 내일에 걸쳐 1박 2일 진행되는 등반에는 하늘등대 대장을 비롯하여 저와 고주몽님, 블루님, 산동님, 솔사랑님, 이따님, 미애님, 미니님이 참가를 하였네요.
태릉입구역을 떠나 북부간선도로를 거쳐 외곽순환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내려가다 강일인터체인지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로 갈아 탑니다. 이 고속도로는 주말이면 많이 붐비는데 오늘은 이번 주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탓인지 꽤나 한가하네요.
몇명이 아침식사를 하지 못해 가평휴게소에 도착하여 식사를 하는데 인파가 너무 많아 40여분이 넘게 걸리네요.
아침식사 후 커피 한잔을 마실 여유도 갖지 못하고 설악동으로 내달립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인제방향으로 가는 도중 장군고개에 있는 남근휴게소에서 잠시 쉽니다. 남근을 목각하여 전시를 해놓았군요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은 설악동 소공원에서 가까운 소토왕골 노적봉에 있는데 총 8피치로 최고난이도가 5.8급인 초급 리지 코스로서 1989년 경원대 산악부에 의하여 개척되었답니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북쪽으로는 병풍처럼 장엄하게 펼쳐진 울산바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특히 하산길 방향으로 조망되는 토왕성폭포의 웅장한 모습은 으뜸이라고 하는데 오늘 날씨로는 그러한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없겠네요.
인제로 들어서려는데 비가 내리네요. 빗속을 뚫고 설악동에 도착하여 등반을 시작합니다. 소공원 주변이 온통 운무로 가득합니다.
소공원에서 비룡교를 건너 비룡폭포 방향으로 150여미터 진행을 하다 탐방로 아님이라는 표지판이 서있는 곳으로 들어섭니다.
여전히 짙은 운무가 시야를 가리고 비구름이 가득합니다.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장비를 착용합니다. 비 오는 데도 등반에 나선 것은 이 길이 그렇게 어려지 않다는 것이지요.
하늘등대 대장이 선등으로 첫번째 마디 등반을 시작합니다.
초급자 코스라서 등강기로 연등을 합니다.
두번째 마디도 등강기로 오릅니다.
저는 후미에서 길게 늘어뜨러진 자일을 걷어 목에 두르고 등강기로 올가 가는데 원래는 후등자 빌레이로 안전하게 올라야 합니다.
이렇게 오르니까 시간이 많이 단축이 되긴 하는데 안전상으로 좀 문제가 있습니다.
세번째 마디를 오르기 전입니다.
세번째 마디는 약 50미터의 정도의 암릉길입니다.
홀드가 양호한 슬랩을 따라 네번째 마디에 올라섰습니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운무는 갑자기 치솟아 올랐다 사라졌다를 반복합니다.
다섯번째 마디는 길이가 40여 미터 되는 나이프엣지(리지)네요. 왼쪽 사면을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을 합니다.
제가 맨 뒤에서 나이프엣지(리지)를 넘어서고 있네요.
제 뒤로는 젊은 친구 3명이 같은 길을 등반하고 있는데, 우리가 빠르게 등반하는 모습에 크게 놀랍니다.
제가 나이프엣지(리지)를 넘어섰습니다.
이어 클라이밍 다운으로 내려선 후 숲길을 지나 다음 마디로 이동을 하여 등반을 준비하고 있군요.
여섯번째 마디를 오르고 있네요.
여기서 추락시는 뒤로 날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후등빌레이로 올립니다.
약간 까다롭긴 하지만 확보가 충분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힘만 들이면 오르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일곱번째 마디 직벽크랙을 오릅니다. 홀드와 스텐스가 좋지만 여성들은 고도감 때문에 과감한 동작을 취하지 못합니다.
마지막 마디를 오르기 위해 순서를 기다립니다.
조금만 지나면 정상입니다.
마지막 여덟번째 마디는 말등처럼 생긴 바위의 등을 타고 오르게 되네요.
노적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 허리를 운무가 부드럽게 휘감고 흐릅니다.
노적봉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군요.
하산하는 길에 미니님과 함께 했네요.
하산길은 언제나 여유롭습니다.
하산길은 토왕성폭포 쪽 암릉을 따라 조심스럽게 클라이밍 다운을 해야 하는 곳이 많습니다.
슬링을 길게 늘어 뜨려 잡게 내려 가게 하거나 초보자가 있는 경우에는 자일을 깔아줘야 하겠네요.
짙은 운무 속을 비집고 들어 갑니다.
클라이밍 다운을 마치고 25미터 하강지점에 도착하여 하강을 합니다.
긴 너덜지대를 빠져 나와 계곡에 도착했네요.
여기서 부터는 길이 좋아 빠르게 진행을 할 수 있겠습니다.
산죽 밭을 지나다 왼쪽으로 빠져야 합니다.
아까 들어왔던 진입로를 빠져나가고 있군요.
비룡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박습니다.
후줄그레 하지만 우중에 등반을 마쳤기 때문인지 기분들이 좋아서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어대는군요.
소공원을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 등반을 마치고 숙소인 현대수콘도에 도착하여 내일 등반을 위해 배낭과 장비를 정비합니다.
그리고 솔사랑님이 가져온 삼겹살로 저녁을 먹습니다. 당연히 술을 곁들이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저녁을 먹고는 몸을 씻은 뒤 월드컵 16강전 축구를 관전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속이 터지지만 별을 따는 소년들 등반을 위해 잠을 청합니다.
지금 시간 비는 내리지 않고 있군요. 내일도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