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 시 매듭 통과하기
Passing A Knot on Abseil
날은 어둡고, 춥고, 비가 내리고 있다. 지금 위험한 상태의 멀티 피치 루트에서 후퇴하는 중이다. 몸은 지쳤고 정신은 멍하고 파트너는 나만 남겨두고, 이미 하강했다. 바람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사라진다. 저 밑의 안전한 지면까지 한번에 길게, 필사적으로 하강하기 위해 두 동의 로프를 연결했다. 에라, 모르겠다. 내일 다시 와서 장비를 모두 회수하면 그뿐이다. 그 가파른 하강 루트를 날다시피 내려오는데, 허공에 걸려 있는 로프가 폭풍의 손아귀 속에서 거칠게 채찍처럼 휘날리고 있는데, 전에 한번도 매듭을 지나 하강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생각난다.
이것은 절대로 가볍게 여길 주제가 아니다. 이 일을 망쳤을 어떤 정말 심각한 결과가 올지는 별로 상상력을 요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어느 클라이머가 죽은 사례에 관해 읽은 적이 있다. 지면 위 높은 곳은 이런 테크닉을 처음 연습하기에 이상적인 장소가 아님을 여러분도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매듭을 지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잠시 동안만 생각하면, 아마 합리적인 해결책이 떠오를 것이다.
하강기 위에 마찰력 매듭을 써서 매듭을 통과하기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배운 방법이긴 하나 꼭 정확하다는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 (이 방법을 설명하기는 하나, 내가 책임을 질 수는 없음). 이 사이트에서 설명된 다른 테크닉도 마찬가지이지만, 좋은 책을 참고하시고 (Self Rescue - Good book by David J. Fasulo),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직접 사전에 교습을 받아야 한다.
이 방법은 여러분이 이미 하강법, 마찰력 매듭 묶는 법, 로프 중간에서 8자 고리 매듭으로 하니스에 묶는 법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1. 하강기 위에 마찰력 매듭을 장치한다 (예, 프루직 또는 오토블록). 하강을 위한 백업 참조.
2. 두 동의 로프를 연결한 매듭 직전 지점까지 하강한다. 어떤 다른 이유로 거기에 매듭이 있을 수도 있으나, 글의 편의상 그 부분을 “연결 부분”이라고 ("join") 부르겠다.
3. 프루직에 체중을 실어, 두 손으로 자유롭게 쓰면서, 늘어진 줄의 연결 부위 밑의 적당한 거리에 로프 중간에 고리 형태의 8자 매듭을 백업 용으로 묶는다. 이것을 잠금 카리비너로 하니스에 클립한다.
4. 연결 부위 위에 있는 하강기를 회수하여 연결 부위 아래에 다시 걸고, 하강을 위해 하니스에 클립한다.
5. 이 시점에서 나머지 하강 구간을 위해 백업을 할지 여부를 정해야 한다. 동료가 밑에 있으며, 소방관식 빌레이를 해달라고 외칠 수도 있고, 또는 하강기 밑에 마찰력 매듭을 하나 장치할 수도 있다. <하강 백업> 자료 참고.
6. 하강할 때처럼 제동 손으로 컨트롤 하고, 3 단계 이후 여러분이 의지하여 매달려 있던 프루직(prusik)을 회수한다. 바위 턱이나 슬랩 위에 있다면 그저 서서 하기만 하면 된다. 하강 루트가 허공에 노출되어 있으면, 발에 몇 번 로프를 감아주고 그 위에 조심스럽게 서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하든 간에, 프루직에 매달린 상태에서 연결 지점 아래로 도로 내려 갈 때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7. 백업 8자 매듭까지 하강하여 조심스럽게 그 매듭을 푼다. 5 단계에서 해준 백업이 이 때 간편하다. 보통 때처럼 계속 하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