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등반이론

암벽등반의 사고유형

팬더마당 2010. 8. 16. 16:53

1. 안전벨트의 정확한 착용과 상태확인
 
등반의 시작은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항상 벨트의 낡음 상태를 확인하고 고리부분의 백업을 점검해야 한다. 쉬운 것 같지만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고수들도 이 부분을 게을리해서 사고를 당한다. 미국의 세계적 클라이머 토드 스키너 조차도  낡은 안전벨트로 인하여 사망했다.
 
안전벨트 고리의 각 부분이 백업이 되어 있는지 항상 확인해야 한다.  현장에서 지인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다 백업미비 상태로 올라가는 경우가 적지않다.  초보자라서 그런게 아니라 인간이라서 그런 게다.항상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감시를 해주는게 좋다.
 
예전에 나온 안전벨트 중엔 허리 벨트에 찍찍이 테이프가 붙어있는 게 있었으나 잠재된 위험 때문에 점차 사라졌다.  아직 구 모델을 쓰는 분들을 조심해야할 일...

 

2. 부정확한 8자 매듭과 주의집중 부족으로 인한 사고
 
로프를 안전벨트에 연결할 때 주로 8자 매듭을 하게 되는데 주의력 부족으로 매듭을 하다가 만 채로 등반에 임하는 경우가 있다.


등반을 마치고 하강신호를 보내면 거칠것없는 자유낙하를 경험하게 된다.

 

국내의 한 유명한 클라이머도 이런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그리고 뻣뻣한 로프는 동작중에 매듭이 풀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매듭을 단단히 해야 하고

 

마무리 매듭까지 확인해야 한다.

 

3. 그리그리 등의 자동 제동장치의 사용 미숙으로 말미암은 사고

 

그리그리는 자동제동 장치다등반자가 추락해도 알아서 제동해주니 참으로 기특한 놈인 것이다.  후등자 확보나 인공등반용으로도 더 유용한 참으로 다재다능한 도구다. 하지만 가끔 이놈이 배신을 하는 게 문제다. 

 

그리그리로 인한 사고는 그동안 보고된 것만도 수십 건이고  그동안 그리그리에 대한  문제 제기는 수도 없이 행해져 왔지만 클라이머들의 맹신은 거의 종교에 가깝다.  각자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사용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익숙해진 뒤에 사용하란 이야기...

 

4. 적절치 못한 확보물의 설치로 말미암은 사고
 
빙벽등반은 암벽과는 달리 추락에 대한 공포가 덜하고 거리감의 착각으로 말미암아 확보물 설치를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능력 있는 후배가 청송 빙벽을 등반하는데 60m 직벽구간인데도 스크루우 2~3개로 끝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감탄을 해야 할지 비판을 해야 할지...-,,-;; 등반능력(?)이 떨어지는 선배의 말을 고깝게 들을 수도 있는지라 그냥 넘어가긴 했지만...
 
얼마 전 원주 칠봉에서의 사망 사고도 스크루우 설치상의 문제로 일어난 사고다.
8미터 지점에 첫 확보물을 설치하고 다시 7미터 지난 지점에 확보물을 설치하는 도중에 추락한 경우인데..  잘 몰라서 그랬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물론 개별적인 상황은 틀릴 수도 있지만 추락할 경우 일어날 모든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습관에서 오는 등반 스타일은 결국엔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거다.
5. 1~2번째 지점의 볼트에 로프를 클립할때는 항상 추락을 예상해야 한다.
 
대부분의 스포츠 등반 루트는 볼트 포인트가 세심하게 설치된 곳이 드물다.
대부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일률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첫 번째 볼트에 퀵드로를 걸고 두 번째 볼트에 퀵드로를 걸 때는 추락 시 바닥을 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한 클라이머가 대구 연경동에 있는 자연암장에서 두번째 퀵드로를 걸다 추락하면서
로프에 발이 걸려 뒤집히면서 떨어졌는데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이 그러하듯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바닥은 바위투성인데...추락자는 5cm만 더 추락했어도 사망했을 것이다.천운이 따랐던 게다.

두 번째 퀵드로에 로프를 클립 할 때는 안정된 자세에서 조심히 해야 하지만 추락 거리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면 로프를 끌어당겨 머리 위에서 클립하는거보다 허리 부분에서 클립하는게 좀 더 안전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
그리고 확보자는 선등자의 등반 위치에 따른 다양한 추락 상황에 대비해서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빠른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

 

6. 완경사에서의 등반 시 추락사고
 
완경사의 대슬랩을 오를경우엔 피치 끝나는 지점까지 확보물이 없는경우가 많다. 피해 갈수도 없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얼마전 일어난 구곡폭포의 사망 사고도 완경사 지점을 통과한 후 추락한 경우인데 사실 하단의 완경사에 스크루우 박으면서 오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완경사등반이 끝난 후 주의를 세심히 기울이면서 빨리 스크류우를 설치해야 했는데 아마도 스크류우 설치 없이 직벽 구간을 붙었거나 확보물 설치 도중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완경사를 등반할 경우에 중간확보물 설치가 여의치 않을 시 피치가 완전히 끝나는 지점까지 주의를 집중하는 수 밖엔 없다.

 

7. 로프나 슬링은 마찰열과 산에 약하다
 
오래전에 후등자가 테라스에서 추락하다가 로프가 절단되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로프가 서로 빠르게 겹쳐 지나가면서 일어난 마찰열로 말미암은 절단 사고였다.
또한 인수북면에서의 사망사고는 등반자가 날카로운 암각에 로프를 혹사시키다가 로프가 끊어져서 일어난 사고였다.
 
나일론 제품인 로프나 슬링은 정상적인 등반에 문제가 없을 만큼 튼튼하게 제조되어 나오지만 마찰열이나 산에는 아주 약하다.  자동차 트렁크 속에 보관했던 로프에 배터리 액이 묻어 인공암장의 짧은 추락에도 로프가  쉽게 절단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외부에 오래 노출된 슬링도  믿어서는 안된다.슬링에 로프를 직접 걸고 톱로핑으로 하강하는 기막힌 경우도 종종 있다.  선운산같은 곳엔 볼트에 퀵드로를 오래도록 걸어두는 걸 많이 보는데 추락충격이 약한 스포츠 루트라고 해도 위험성은 잠재하는 법이다.이력도 모르는 퀵드로에 로프만 들고가서 등반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미 걸려있는 퀵드로를 제거하고 자기 퀵드로를 다시 거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등반자는 드물다.  도리어 퀵드로 거는 힘을 아꼈다고 고맙게 생각하는 등반자가 대다수일 것...하지만 언젠가는 그 편리함이 부메랑이 되어 자기 몸에 박힐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