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마당/유머&엽기

TV없인 몬살아????

팬더마당 2010. 2. 24. 17:54

울 남푠이란 잉간은... 연휴때만되면....

 

지 마눌보다,... 지 새끼보다,... 무한대로.... 엄청시리.. 티비를 싸랑하는 것 같다....

 

아마도 티비가 없다면... 지 목숨조차도 버릴 위인이지 싶다.....

 

말로는 업무의 연속이며,... 티비의 트렌드를 알아야 사업에 적용이 된다는,...

 

귀신 씨나락까먹는 변명을 늘어 놓지만... 다 구라이다...

 

어떨땐,...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티비를 켜는것과 끄는것으로 하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십여년을 넘게 그리 살다보니.... 넘 지겨워서....

 

남푠 삶의 방식을 한번 바꿔 보려고... 여러번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오늘도 비아냥 거려본다...

 

"당신은,... 티비가 없었씀 어짤뻔 했을꼬?"

 

그럴때 마다,.... 아조 결의찬 모습과 단호한 말투로.... 내게 이러케 야그한다....

 

"티비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되쥐롱!~"

 

울집에,... 눈에 안보이는 골방이 하나 있씀....

 

티비 한대와 배게 하나만 던져 놓고,... 그곳에 가둬 두고 싶따....

 

 

어제는.... 설핏 잠이 들었나보다......

 

참고로... 난 잠귀가 굉장히 밝다..... 아니,... 마니 예민하다.....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 잘 정도이다......

 

남푠의 코골이에 수면부족현상이 와서,... 각방을 쓴지도 수년이 되었다.....

 

그니깐,... 아예 거실이 남푠방이고,... 안방이 내방이다.....

 

누가 그러자고 한것은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버렸다.....

 


 

드러릉~~컥,..드러릉~~컥,...드러르르릉~~~컥컥~.....

 

리드미컬하게 박자까지 맞춰가면서,...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술에 취하면,... 찜방이든 어디서든 디비 자고 오면 좋은데,...

 

요즈음은,... 꼬박꼬박 집에 들어오니,... 잠자기가 진짜루 힘들다,...

 


 

그런데...

 

문득...  문틈으로 새어드는 불빛은 여전히 푸른색이다.....

 

일어나는게 넘 구찬았다.....

 

참았다.....

 

더 이상 몬참겠다......

 

안방 문을 확~열어제치고 서슬퍼렇게 나가면서 잔소릴 했다.....


 

"이러케 밤새 티비를 켜놓고 자는게...  한두번도 아니고....

 

증말 저 늠의 티비를 확~깨부시던쥐 해야지....

 

무신늠의 잉간이.... 잠이 오면 티비나 꺼주고 자야 하는거 아녀?...

 

전기세는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져 준다니?....."

 


 

갑자기.... 코를 골던 남푠이... 눈을 반쯤 뜨면서 화를 낸다.....

 

'왜~ 잘 보고있는 티비를 끄냐?'고.....

 

엄마야~.... 시상에나 시상에나.... 내가 정말 확~~돌아뿐다.....

 

죽어도.... 절때로 자긴 자지 않았고... 티비를 보고 있었다고 개긴다....

 

분명히.... 코고는 소릴.... 십분이상 들었다고 지랄을 했는데.....

 

내 목소리가.... 쪼매 시끄러워 지니깐....

 

지 방에서 컴터를 하던.... 딸아이가  뛰어나와.... 증언을 한다!!...


 

"아빠~~~ 분명히 코 골았어!!.. "

 

"나도!!... 들었어!!"

 


 

그 와중에도....

 

모두가 공격을 해도....

 

손에는 티비 리모콘을 놓지 않고....

 

자긴 안자니까,.... 계속 티비를 볼꺼라며

 

우리 보고,... 각자 자기 할 일(?)들을 하란다.....

 


 

연말에,... 각종 방송국에서,...

 

그해의 유명한 연예인들에게 상 주는 걸 봤다.....

 

보면서 느낀건데.....

 

물론 줘야할만한 사람들 상을 주겠지만,....

 

대상보다 더 높은상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울 남푠같은 사람에게 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글고....

 

지금은 형편상.... 남푠이 마니 벌어야.... 먹고 살기 때문에.... 꾹 참고 견디지만....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고.... 놀고 먹는 상황이 되믄....

 

죽기전에 꼭 한번은....

 

저늠의 리모컨에다 순간 접착제를 발라 손에다 꼭 붙여서....

 

죽는 그날까지,... 리모콘과  동고동락을 함께 하게 해주리라....

 

또한... 남푠이 나보다 더 일찍 죽는다면.....

 

관속에 티비는 못넣을테고.... 리모컨 하나는 꼭 넣어주리라......

 

이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분이 풀리면서.... 잠이 저절로 잘 왔다......ㅎㅎ

 


 

오늘 아침엔... 딸뇬이 이러케 말했다....


 

"엄니~~  당췌 두분을 이해 할수가 없어여......

 

뭐,... 싸울 껀덕지도 안되는걸 가지고,... 툭탁거리는걸 보면,...

 

우끼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고,... 하여간 두분이 똑같은것 가토요!!"

 

 

 

헐~~

 

나쁜뇬.... 애지중지 키워 놓았더만.....

 

저 것이... 적이여?... 아군이여?......


 

이래서.... 남푠의 말버릇이 생겨났나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거나 말거나....

                                                   

                                                       - 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