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운 비지니스 파트너를 만났을 때
업무상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나와는 도무지 맞지 않는 그들과도 잘 지내기 위해 우리는 수고가 많다. 당신의 수고와 곤란한 마음을 알기에 준비한 문제적 관계별 처세.
동등한 관계로 만났으나 비즈니스 상대가 직급 차이, 나이 차이, 외모 차이 상당한 ‘어르신’이라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 동등한 관계임을 잊지 않고 대하자니 자칫 건방져 보일 것 같고, 그렇다고 부하 직원이나 막내딸처럼 굴자니 이건 아니다 싶을 것이다. 이럴 때는 예의를 지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 아무리 동등한 관계로 만났다고 해도 설령 갑을 관계라고 해도 상대가 가진 경륜과 경험은 기본으로 존중해줘야 한다. 그래야 일이 원활하게 진행된다. “경륜이 있으신 분을 업무적이지만 파트너로 만나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부장님께 많이 배우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프로의 자세를 유지하되 이렇듯 겸손하고 정중하게 상대를 치켜세워라. 그렇지 않고 당신이 그저 꼿꼿한 자세를 유지한다면 상대는 분명 ‘저 새파랗게 어린 것이’라며 비웃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약점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찾아낼 것이다.
가장 접근이 어려운 스타일이다.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남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친해지기가 정말 어렵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은 한번 가까워지기가 어렵지 일단 친해지면 확실하게 당신의 편이 되어주는 유형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대는 어떻게 공략하면 좋을까. 일단 주변 사람들, 예를 들면 상대의 부하 직원들을 통해 그 사람의 정보를 수집해보자. 가족 관계, 생일, 학교, 취미 등 상대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서서히 가까워져라. 상대는 갑자기 들이밀면 강하게 반발하는 타입이지만 서서히 친해지면 그 정이 오래가는 사람이다. 뚝배기처럼 말이다. 결국 이런 타입은 내가 주도적 전략적으로 몰고 가야 한다.
“대표님이 직접 지시한 사항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에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등 정신이 번쩍 드는 채찍이 되는 표현들을 가끔 사용해주자. 미팅을 할 때는 2~3가지 안을 주고 그 중에서 선택하게 만든 뒤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주고 다음 스케줄을 확정해버린다. 항상 자료를 제공해주면서 본인 스스로 판단해 그 자료를 선택하게 만든 뒤 그 할당 업무에 해당하는 데드라인을 함께 확정해버리는 과정이 일 처리 느린 상대를 그나마 끌고 갈 수 있는 방법이다. 햇볕 정책도 동반되어야 한다. 인간적으로 설득하고 호소하는 작업도 병행하라.
속을 알 수 없는 얌체 스타일은 다루기가 가장 까다롭다. 자기 이득만 취하고 당신을 모르는 척하는 일이 몇 차례 반복됐다면 상대에게 더 이상 기대하지 마라. 더 이상 잘해줄 필요가 없다. 그래봤자 잘해야 본전이다. 다만 이런 유형은 상대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졌다는 걸 느끼면 완전히 등을 돌린다. 때문에 감정적인 터치는 지속하는 것이 좋다.
피가 거꾸로 솟겠지만 학교 후배일지라도 회사에서 선배라면 깍듯하게 대해야 한다. 상대가 마음이 약해서 당신을 예전처럼 선배로 대하려 해도 당신은 회사에서만큼은 반드시 상대를 선배로 모셔야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호칭. 아무리 마음 착한 학교 후배였다고 해도 사내에서는 정식 호칭으로 불러주기를 내심 바란다. 막상 당신이 예전처럼 선배로서 편안하게 대하면 그는 당신과 거리를 둘 것이다.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면 회사 업무 시간이나 회식 자리에서는 선배로 대하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예의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편하게 지내도록 한다.
상대는 아무 걱정이 없고 당신 속만 답답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신이 상대를 가르쳐가며 업무를 끌고 가는 수밖에. 보고서도 당신이 작성해주면서 말이다. 당신 스타일에 중독되도록, 당신의 말을 그 어떤 파트너보다 신뢰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동안의 거래 히스토리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보안상 노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슬쩍 들려주는 것도 좋다. 대부분 그 신입 사원의 상사들과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재미있어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업무적인 도움이든 사적인 친밀함이든 거래처 신입 사원이 당신을 같은 회사의 선배처럼 믿고 따르게 만들라는 의미다.
상대를 우습게 알고 싶은 욕구가 샘솟겠지만 ‘네가 무슨 이사니?’라는 마음이 고개를 들 때 이를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는 일이다. 상대는 젊은 나이에 성공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그만큼 콤플렉스도 있다. 젊은 나이라는 사실 때문에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을까 봐 늘 불안해한다. 이런 유형은 자존심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 당신이 나와 나이는 비슷해도 나는 분명 당신을 만만하게 보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그래야 상대는 안심하고 당신을 대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해보자. “제 학창 시절 꿈이 서른 살에 임원이 되는 것이었어요. 이사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기획 김강숙 | 포토그래퍼 게티이미지 | 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