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7 삼각산 인수봉
오늘도 인수봉을 오르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 미니랑 집을 나서 집 앞에서 120번 버스를 타고 우이동 버스 종점으로 출발합니다.
일찍 서둘렀는데도 출근길 교통 체증으로 인해 약속시간인 8시 30분에 우이동 통나무식당에 닿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일행에게 우리가 조금 늦을 것 같으니 먼저 도선사로 출발하도록 말씀드리고 우이동 종점에 도착하여 택시를 탑니다.
도선사까지 가는데는 1인당 1,500원을 받고 내려올 때는 1,000원을 받습니다.
마침 도선사까지 가시는 신도 두 분이 있어 곧바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서두른 탓에 약속시간보다 조금 빨리 도착할 수 있었네요.
일행이 모두 14명인데 다들 모여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 처음보는 분 2명은 드레곤님과 에포케님이랍니다.
오늘은 인수리지로 인수봉에 오른 후 인수A길로 하강하는 코스입니다.
탐방지원센터 윗쪽 나무의자에서 등반 인원을 점검하고 곧 출발합니다.
지금시간은 8시 57분입니다
일행들이 하루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네요
인수대피소를 지나쳐 인수봉을 바라 보며 우측으로 돌아 진입합니다
설교벽 슬랩 밑까지 어프로치하여 장비를 착용합니다
자신의 장비 착용뿐만 아니라 옆사람 장비 착용한 것까지 꼼꼼하게 챙겨주고서 이제 등반이 시작됩니다
설교벽 크랙 군데군데 얼음이 녹지 않아 젖꼭지바위까지 우회를 합니다. 정상적인 탐방로가 아니라서 길이 좁고 험합니다
첫번째 피치라고 할 수 있는 디에도르 형태의 바위를 만납니다. 까다로운 바위를 미니가 차분하게 잘 오릅니다. 미니보다 경험이 풍부한 솔담이나 미소님도 슬립 먹고, 미소님은 위에서 끌어주기까지 했습니다.
디에도르를 먼저 올라간 미니가 환하게 웃네요
제가 오르고 있네요.
쌩리지로 오랜 동안 단련되어서인지 이 정도는 슬립 먹지 않고 잘 오를 수 있습니다.
젖꼭지 바위 앞에서 잠시 조망을 즐기며 쉽니다
젖꼭지 바위를 오르는 중이네요. 등반자가 잡고 있는 돌출 바위가 젖꼭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가 봅니다
저는 젖꼭지 바위 건너편에서 개인확보를 하고 후등자의 안전한 등반을 위해 위에서 끌어 주고 있습니다
제 위에서는 등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티롤리안으로 건너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미니가 건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안정된 자세로 넘어 갑니다. 티롤리안은 처음인데도 말입니다
저는 계속해서 젖꼭지 바위에서 등반하는 일행을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저 곳을 뛰어 날개를 잡기가 조금은 어렵기에 그렇습니다
이제 일행을 다 끌어 올렸네요
저도 티롤리안으로 넘어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네요
사선크랙 아래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이때도 참 즐거운 시간이죠. 등반 중에 그나마 웃음 꽃을 피울 수 있는 시간이랍니다
각자 집에서 싸가지고 온 음식과 먹을거리들을 펼쳐 놓고 나누어 먹습니다
맞은 편이 지난 주에 등반했던 숨은벽입니다. 지난 주말보다 더 많은 팀이 붙어 있네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미니가 손재밍과 발재밍을 해가며 사선크랙을 오릅니다
다른 여성분들보다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미니가 말합니다. "대장님들이 하라는대로 하니까 그런가 봐요"라고요
저도 올라갑니다. 역시 미끄러지지 않고 잘 올라갑니다. 앞 사진보다 기울기가 더 가파르지 않나요??
사진을 찍으시는 분이 카메라 앵글 각도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이게 정상 기울기입니다. 나무를 보시면 위 사진하고 차이가 나지요
사선크랙을 오른 후에는 악어크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부가 악어크랙을 오르고 있고요, 저는 후등자 빌레이를 보게 됩니다
저는 후등빌레이를 보면서 안전하게 다섯명을 올려야 합니다
시스템등반을 하기 때문에 뒤에서는 후등자를 올리면서 앞에서도 다음 피치 등반을 계속할 수 있답니다
손과 발, 특히 발을 어떻게 쓰느냐가 이 사선크랙에서 관건인데 자꾸 미끌어집니다
후등자를 다 끌어 올리고 자일을 사립니다
빌레이를 마치고 위를 보니 미니는 벌써 악어크랙 중간지점을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두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고도감은 암벽 아니고서는 여간해선 즐기기 쉽지 않겠지요. 여기 악어크랙만 지나면 정상까지는 무난한 길입니다
정상에 도착했네요. 혹자가 부부가 왜 함께 암벽을 하느냐고 묻습니다. 미니가 "저도 몰라요. 그냥 팬더랑 같이 하고 싶어서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네요"하고선 깔깔 웃네요
인수봉 정상은 햇볕으로 따뜻한데 선듯 부는 바람은 아직도 꽤나 쌀쌀합니다
인수봉에서 여기보다 높은 곳은 없지요
오늘 등반에 참가한 전체 사진입니다. 앞줄 왼쪽부터 에포케, 백담, 팬더, 지중해, 오투, 뒷줄 오른쪽부터 드레곤, 세석, 혜진이, 헐크의 미소, 엄지, 미니, 솔담님입니다
이제 하강을 할 시간입니다. 기름바위를 내려가고 있는데, 바위가 무척 미끄러워 붙여진 이름입니다.
미니 앞에 보이는 바위가 '귀바위'라고 하강이 기가막힌 곳이라네요
하강은 인수A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자일 4동으로 네번을 나누어 내려갑니다
인수A길 하강 첫피치를 잘 내려갑니다
미니에게 이런 하강은 식은 죽 먹긴가 봅니다
저도 내려갑니다
레펠은 군에 있을 때 많이 했기에 자신은 있는데 자일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자제를 합니다
여기가 인수봉에서 그 유명한 오아시스란 곳입니다. 오른쪽으로 의대길이, 왼쪽으로 인수B길을 비롯하여 궁형길, 인덕길, 영, 여명, 우정B 등 많은 루트가 이곳으로 연결됩니다
말 그대로 오아시스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여기에서 달콤한 여유를 즐깁니다
일행들이 혼자 서있는 제 옆에 미니를 붙여 줍니다
우와~~하강 난이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닌데, 60M 자일을 연결하여 네번에 걸쳐 내려가야 하기에 재미있네요
하강을 마치고 인수대피소에서 하루재로 넘어 가고 있습니다
탐방지원센터를 막 나서고 있는 중입니다 오후 5시 19분입니다
주차장에서 짐을 정리하고 볼 일도 봅니다. 오늘 등반은 8시간 20분이 소요됐군요
도선사 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내려와 오전 출발점이었던 통나무집에서 뒷풀이를 합니다. 오후 6시20분입니다
오늘도 뒷풀이 분위기는 여전히 솔담 총무님이 맡아서 하네요
이번 등반으로 인수봉은 두 번째입니다.
이달 말 세 번째 등반을 하겠지만, 일반인들이 평생 인수봉 등반을 할 수 있는 횟수가 평균적으로 10번 정도라고 합니다.
산술적으로만 따질 때 앞으로 7번은 더 인수봉에 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오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행복이 아니면 그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아니, 바꿀 수 없는 것일 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