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16(일) 오늘은 7:00에 눈을 뜹니다.
어제보다 1시간 30분 늦게 만나기 때문에 한결 여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하늘등대 대장님의 번개로 다음 주 설악산 유선대와 경원대길 등반에 앞서 예비적으로 등반능력과 시스템 점검 등을 목적으로 인수봉 설교벽을 등반하기로 하였습니다.
저와 미니도 다음 주 설악산 유선대와 경원대 등반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인수봉을 향합니다.
아침 식사 후 배낭을 꾸려 여유있게 집을 나섭니다.
120번 버스를 타고 가는데 수유역 정류장에서 어제 루카님에 이어 오늘은 고주몽님을 만납니다.
그 많은 버스 중에 같은 버스를 타는 것도 확률상 쉽지 않은 것일진데, 이틀 거푸 이런 일이 생기니 기분이 좋습니다.
우이동 종점에서 버스를 내려 오늘도 도선사 주차장까지 택시를 탑니다.
백운대탐방지원센터 옆 나무벤취에는 하늘등대 대장님과 블루님, 루체님이 도착해 있고, 잠시 후에 선너머님과 행복님, 청산님, 윙크님, 바다님이 모습을 보이고 산안개 대장님은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옵니다.
오늘 설교벽 등반은 12명이군요. 오늘은 하늘등대 대장님이 저에게 몇 마디 선등을 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새롭습니다.
지난 4.7 인수리지길로 인수봉에 오를 때 잠시 설교벽을 봤는데, 그 고도감과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터라 바짝 긴장감이 돕니다.
10시가 되어 백운대탐방센터를 떠나 하루재를 너머 비둘기샘에 도착하여 목을 축입니다. 10시36분이군요
비둘기샘을 지나 설교벽 방향으로 진입을 합니다
설교벽 아래에 도착하여 잠시 쉽니다
설교벽에 도착하여 보니 이미 두, 서너 팀이 등반을 시작하고 있고, 우리가 도착한 뒤에도 두 팀이 더 도착하여 등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설교벽만 등반하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습니다. 설교벽 아래에서 잠시 간식을 먹고, 등반을 위해 장비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등반을 시작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늘등대 대장님이 저에게 선등을 하라고 하여 선등을 합니다
첫마디는 슬랩과 크랙으로 구성되어 있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언더크랙을 레이백 자세로 오릅니다
아래에서는 하늘등대 대장님이 따라 오면서 제가 등반하는 모습을 지켜 봅니다
첫번째 마디 등반을 마치고 픽스를 한 후 두번째 마디를 역시 선등으로 등반을 합니다
슬랩이 길기 때문에 한참을 오릅니다. 중간 중간 볼트가 없어 자기 확보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공포감이 앞섭니다
첫 마디를 미니가 등강기로 오르고 있습니다
경사도가 있어 제대로 레이백을 해주지 않으면 미끌어지기 십상입니다
미니가 미끌어지지 않으면서 잘 오르네요
대원들이 첫마디를 등반하는 사이 저는 두번째 마디를 트레버스, 언더크랙을 뜯으며 건넙니다. 사진 왼쪽 윗부분에 조그맣게 보이는 사람이 저로군요
이렇게 나무에 슬링줄을 걸어 자기 확보를 하고, 암벽화를 벗어 발을 편하게 해주지요. 암벽화를 오래 신으면 발이 아픕니다
미니와 루체님이 두번째 마디를 넘어 오려고 대기하고 있네요. 여기도 자리가 비좁기 때문에 기다려야 합니다
세번째 마디인 페이스를 선등으로 올라서 앵커에 확보를 하고, 하늘등대 대장님이 네번째 마디를 선등하는 모습을 지켜 봅니다
미니에 이어 루체님도 두번째 마디에 당도했군요
하늘등대 대장님에 이어 블루님이 세컨으로 오르고, 저는 후등자빌레이로 청산님을 이끌어 줍니다. 넷째 마디에서는 하늘등대 대장님이 마지막 침니 구간을 오르고, 후등자빌레이로 블루님을 올려 주고 있습니다
미니가 세번째 마디를 등반 중이네요
사진 왼쪽에 귀바위와 인수봉 정상부가 건너 보입니다
제가 네번째 마디를 빌레이 없이 등강기로 오릅니다. 등강기로 오르는 것이 추락시 어느 정도 슬립을 먹기 때문에 조금 더 어렵지요
제가 네번째 마디에 도착하여 자기 확보를 하고 다음 대원을 끌어 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볼트가 하나 박혀 있는데 녹이 슬고 흔들거리는 것이 튼튼해 보이지 않습니다
미니가 세번째 마디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니를 후등자빌레이로 네번째 마디로 당겨 주고 있습니다
제 옆에서는 다른 등반팀이 페이스를 직등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잠시 후에 이 팀 선등자가 저와 미니가 확보하고 있는 위쪽 페이스를 등반하다 우리 쪽으로 두번에 걸쳐 추락을 먹는 바람에 저는 양쪽 팔에 찰과상을 입고, 옷이 자일에 쓸리면서 발생한 열로 오그라 드는 일을 당했습니다. 다행히 튼튼해 보이지 않던 볼트도 이상이 없고, 추락 먹은 친구도 많이 다치지 않아 보입니다. 이 일로 미니는 놀랜 나머지 원래 있던 세번째 마디로 하강을 합니다
옆 팀 선등자의 추락 여파와 의사소통의 부재로 자일 유통이 되지 않아 많은 시간을 빼앗겼습니다. 하늘등대 대장님은 세마디까지 하강을 하여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고요, 저는 블루님의 빌레이로 마지막 마디인 침니를 따라 스테밍 자세로 설교벽 정상부로 오릅니다.
미니는 세번째 마디까지 하강을 한 후에 확보를 하고 대기 중에 있습니다
저는 블루님과 빌레이를 교대하여 블루님은 하강을 하고, 저는 청산, 고주몽, 루체님, 바다님을 빌레이로 끌어 줍니다.
대부분 대원들이 침니구간을 스테밍 자세로 등반하지 못하고 침니에서 등으로 벽을 밀면서 어렵게 오릅니다.
하강을 하기 전까지 저도 좀 쉬어야 겠네요
잠시 후 미니는 정상부에서 하강하여 내려온 블루님과 함께 하강을 합니다
루체님과 바다님이 먼저 하강을 하고, 청산님과 고주몽님이 하강을 한 후에 제가 마지막으로 두 줄 하강을 합니다
두 줄 하강이라 하강기에서 자일이 잘 유통되지 않아 하강 속도가 느립니다
세번째 마디에 도착하여 다음 마디 하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제가 당기는 자일을 몸에 물고 하강을 하면 위에 걸어두었던 자일이 자동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에 회수가 용이합니다
제가 하강을 하는 모습을 멀리서 줌으로 땡겨 잡았는데 좀 흐리네요
이 마디는 약간의 오버행 하강구간이 있군요
오버행 하강도 많은 경험을 통해 익숙하게 내려섭니다
이제 마지막 구간 하강만 남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부 하강을 한 후에 남은 대원들이 기념 촬영을 합니다. 윙크님은 먼저 내려 갔는지 보이지 않고요
하늘등대 대장님과 산안개 대장님이 서로 자리를 바꿨네요
하산하는 길에 단풍취 군락을 발견하고 미니가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도처에 단풍취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하산길에 잠시 딴 단풍취가 봉투를 가득 채웠네요
오늘 선등이 얼마나 어렵다는 사실을 재삼 확인했습니다.
이곳 설교벽은 볼트가 박혀 있지 않아 자신을 확보없이 등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추락에 대한 공포로 인해 제대로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네번째 마디에서는 도무지 선등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하늘등대 대장님이 선등을 하였고, 저는 등강기에 안전을 유지하며 등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빌레이에 의하지 않고 저만 등강기로 올랐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요???
어제 비둘기길 마지막 페이스에서 발로 설 수 없었으나, 오늘은 그래도 페이스에서도 설 수 있었다는 것이 위안이면 위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등반을 하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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