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등반이론

꽉 끼인 로프 빼내기

팬더마당 2010. 7. 9. 15:43

하강지옥 면하기 - 꽉 끼인 로프

 

원제: Avoid rappel hell - Know how to deal with stuck ropes
필자: Jeff Achey
출처: 클라이밍 지

어떤 사람은 지옥을 기름 가마 안에서 펄펄 끓고 있는 것이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숨 막혀 죽는 것이 지옥이라고 상상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끝없이 계속되는 하강 그리고 안 빠지는 로프를 회수하려고 죽도록 고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옥이다.

지상에서의 지옥을 방지하려면, 로프가 끼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첫 단계다

우선 앵커와 바위에서의 로프 마찰을 최소화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앵커 지점에 금속으로 된 하강 링 (ring) 또는 카라비너를 씀으로서, 하강 로프가 움직이면서 나일론 웨빙을 녹게 하는 위험을 없앨 수 있다. 당기는 로프 위에서 움직이고, 풀기도 쉬운 8자형 매듭으로 (figure-eight-bend) 로프를 연결하여, 마찰도 줄이고 어딘가에 걸려서 빠지지 않게 될 위험을 최소화한다 (그림 1). 연결 꼬리를 약간 길게 하는 것이 좋다.

바위 턱은 (ledge) 서 있기도 좋고 앵커를 설치하기도 좋다.

그러나 바위턱(ledge) 위를 지나는 로프의 마찰 때문에 하강 로프 회수가 어려워 질 수 있다. 바위턱에서 하강할 경우, 마찰을 줄이기 위해 앵커를 되도록 높은 곳에 설치한다. 또한 각진 모서리에 매듭이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듭이 그 바위턱(ledge) 바로
밑에 놓이도록 로프의 위치를 옮긴다. 하강 시작 시 조심스럽게 다운 클라이밍한다 (그림 2). 항시, 맨 처음 내려가는 사람이 하강 시의 당겨지는 상태를 테스트하고, 마지막으로 내려오는 사람이 줄이 꼬이지 않도록 그리고 크랙이나 그밖에 로프가 걸려 빠지지 않게 하는 장애물을 벗어나 있도록 확인해야 한다.

하강 거리가 길면 문제가 생기기 쉬우므로, 의심스러우면 짧은 구간으로 하강을 나눈다.

가능한 경우에는, 로프 한 동을 두 겹으로 사용함으로써, 다루기 귀찮고 또 어딘가에 끼기 쉬운 매듭 없이 하강할 수 있다. (8.8mm 같은) 얇은 다이나믹 로프는, 긴 거리의 하강 후에 회수하기가 나쁘므로 사용을 피해야 한다. 이러한 늘어나는 로프는, 그 로프가 앵커 지점으로 오기 이전에, 우리가 잡아당기는 힘을 대부분 흡수해 버리므로, 허큘리스 같은 강한 힘으로 당기는 것도 (yarding) 소용없게 만든다. 다이나믹 로프를 사용할 경우에는, 직경이 크고 덜 늘어나는 선등용 줄을 당기는 하강 방식을 만든다. 하강하면서 로프 끝을 잘 보아야 한다. 왜냐 하면 로프들의 늘어나는 정도가 같지 않아 닿는 지점이 달라질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전 주의에도 불구하고 로프가 당겨지지 않는다면?

나쁜 점은,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 설사 로프를 잘라버린다 해도 하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점은, 앵커로 안전하게 돌아가서 다시 한번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로프 끝을 반드시 잡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프루직으로 로프를 타고 올라가기에 앞서, 당겨야 될 로프를 당기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더라도 다른 쪽 줄을 한번 당겨 보도록 한다. 그 다음에는, 당기는 줄을 채찍처럼 홱 흔들어 약간 들리게 하여 혹시 어디에 낀 매듭이 빠질 수 있는지 해 본다. 다시 한번 당긴다. 이것도 안되면, 처음의 그 줄을 당기는 동시에 다른 로프를 홱 흔들어 마찰을 줄여준다. 되도록 뒤로 움직이거나 (지면에서는 쉬우나, 벽에 있을 때는 하지 못함), 또는 옆으로 움직여 보기도 하고, 또 당기는 방향도 변화시켜 본다. .

이 기술로도 안 되면, 힘을 늘려 본다. 로프를 꽉 무는 어센더나 프루직을 쓰면 더 강하게 당길 수 있다. 이것도 안 되면, 프루직으로 당기되. (그림 3) 그 로프에 파트너의 전 체중을
싣는다. (프루직을 쓰고, 모든 사람이 반드시 앵커에 클립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도 로프가 꼼짝도 안 하면,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므로 해결하기 위해 그 줄을 다시 올라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 줄을 단단히 당겨 고정하고, 프루직이나 어센더를 이용해 다른 줄을 올라간다. 반드시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해결하여 하며, 또한 두 번에 나누어 하강해야 할 경우도 있다. 다음 번 글에서는, 앵커에서 로프를 당겨 빼다가 로프 끝이 어딘가에 걸리는 (보다 위험한) 경우에 대해 살필 것이다.

우선, 로프를 아래위로 휙 흔들어 빼려고 시도해본다.

잡아당기면 더 단단하게 쐐기처럼 박힐 수도 있다. 로프가 흔들리는 돌덩어리 사이에 끼어 있는 수도 있다. 이 때, 만일 두 로프의 끝 부분을 모두 갖고 있다면, 각각의 로프를 아래위로 흔들고 살살 달랜다. 또한 줄이 빠져 나오면서 낙석이 있을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흔들어 주어도 안되고 부드럽게 당겨주어도 안되면, 지난 번 글에서 다룬 바 있는, 힘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써본다.

온갖 노력이 다 실패하면, 그 줄을 자르거나 올라가서 뽑아야 한다

백업(back-up)없이 어딘가에 낀 로프를 프루직으로 올라가는 것은 러시안 룰렛 게임이다. 어느 순간에 갑자기 그 줄이 빠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어느 정도 안전하게 다시 올라가기 위해서는 선등할 때와 같이 확보해주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경우라면, 여분의 로프나 회수된 로프의 일부를 써서 로프가 끼인 곳까지 쉬운 루트를 통해 선등 방식으로 자유 등반하여 올라가는 것이다. 쉬운 루트가 없거나 선등을 나가기 위한 여분의 로프가 없을 때는, 당겨야 하는 로프를 밑에 앵커하고, 두 개의 프루직을 등반자에게 연결한 후, 가면서 프루직 밑에 확보물을 설치하고 확보물에 로프를 건다. 될 수 있는 한 자유 등반을 한다. 자유 등반이 안되면 인공으로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지점을 지나면서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그 낀 로프에 무게를 싣도록 한다 (그림 1).

위에서 확보가 되리라는 환상에 굴복치 말아야 한다

우리를 확보해주는 것은 오직 밑에 설치한 장비뿐이다. 낀 로프에 하중이 가해져서 로프가 빠져 나오게 되는 경우, 두 개의 프루직에서 선등 시와 같은 추락을 하게 될 것이고 - 프루직이 녹는 경우도 있음 - 낙석에 맞을 수도 있다. 위로 올라갈 때 적절한 확보를 받을 수 없다면, 낀 로프를 잘라버리고 나머지만 갖고 계속하는 게 차라리 낫다.

로프가 상했어도 걱정할 것 없다

로프를 회수하긴 했는데 로프가 심하게 상했다던가 또는 그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에도, 여전히 안전하게 하강할 수 있다. 로프를 약간 뽑아 오버핸드 매듭을 (overhand knot) 묶어 손상된 부분을 든든하게 이으면, 그 손상된 로프가 다시 든든하게 된다. 줄어든 거리만큼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면 그 손상된 줄에다가 (다블 피셔맨 매듭을 써서) 다른 로프나 슬링을 겹으로 잇댈 수도 있다. 남아 있는 로프를 앵커 지점 속으로 통과시켜 온전한 로프와 잇댄 로프의 끝이 똑 같게 한다. 이은 로프가 있는 앵커 쪽에, 8자 형 매듭을 맨다. 앵커 지점에 이 매듭이 단단히 걸리게 해놓고 - 매듭이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카라비너를 쓰지 않아야 함 - 온전한 줄을 이용하여 외줄 하강을 한다. 회수할 때는 손상된 줄을 잡아당긴다 (그림 2).

앵커가 “미국식 죽음의 삼각형”으로 (“American Death Triangle”) 연결되어 있을 때는 다시 풀어야 한다 (그림 3). 그 방식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고 또 매듭이 고리를 통해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여하한 경우이든 간에, 든든하게 고정된 각각의 앵커에 묶인 별개의 슬링들에 로프를 통과시키거나 하강 링(ring)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