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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물 통과와 추락
선등자가 퀵드로나 프렌드 같은 확보물을 설치하고 등반하면 후등자는 줄을 통과시켜 등반해야 한다. 이때 당황하거나 균형이 맞지 않아 추락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기준에 어려운 코스를 통과할 경우 초보자는 확보지점을 두 손으로 잡아 균형이 안정되게 잡힌 상태에서 뒷줄을 통과시켜야 한다. 충분히 인공등반을 해서 안전하게 올라야 한다. 제대로 된 등반은 숙달된 다음에 잘해도 늦지 않다.
초보자가 직접 확보물을 설치할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선등자나 리더가 설치하기 때문에 초보자는 확보장비 없이 카라비너만 가지고 등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보자도 만약에 대비해 1~2개의 확보장비를 가지고 등반해야 한다.
- ▲ 1·2 자신의 안전벨트에 연결된 윗줄을 빼 아랫줄을 연결해야 확보물을 통과할 수 있다. 3 미끄러지거나 추락해 쉴 때는 줄에 체중을 실어 편안히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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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하다 미끄러질 때는 과감하게 미끄러져야 더 안전하다. 추락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무서워하면 등반실력이 늘지 않는다. 팔에 펌핑이 나서 추락했을 때는 몸에 힘을 빼고 확실히 쉬어야 한다. 줄을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불안하게 바위를 잡고 있으면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초보자 때는 등반 경험이 없고 미숙한 게 당연하므로 사람들이 다 이해해준다. 이걸 충분히 숙지하고 이용해야 등반실력이 는다.
하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
하강할 때는 자기 확보가 된 상태에서 몸에서 최대한 확보지점에 가깝게 줄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 확보줄인 데이지체인을 풀기 쉽다. 하강할 때는 몸이 삼각형이 되도록 하여 균형이 잡힌 상태로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초보자 중에는 멋있게 보이려고 특전사 요원처럼 붕붕 뛰어서 하강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위험하다. 심할 경우 줄이 충격을 받아 끊어지기도 한다. 적을 제압하기 위해 등반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 등반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하강은 가장 등반을 잘하는 리더가 먼저 내려가서 줄을 정리한다. 두 번째로 잘하는 사람은 마지막까지 남아 다른 이들의 하강을 도와주고 줄을 정리해 내려온다.
- ▲ 1 바른 하강자세. 균형을 잡아 두 다리와 몸이 삼각형이 되도록 해야 하며 뒤를 보며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2 현수하강자세. 오른발을 왼발 밑에 두고 한 발 한 발 내려와야 균형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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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했다고 끝이 아니다. 초보자는 자기만 내려오면 등반이 끝난 줄 아는 이들이 있는데, 등반은 남을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초보자가 하강할 때는 밑에서 줄을 잡고 있다가 만약의 경우 줄을 당겨 제동해야 한다. 하강이 끝난 줄은 잘 사려서 사람들이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초보자들도 장갑을 끼고 하강하는 게 좋다. 하강기나 로프가 뜨거워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사장에서 작업할 때 쓰는 반코팅 장갑은 고무이기 때문에 하강기에 말려들어갈 수도 있어 좋지 않다. 가죽장갑이 무난하다. 여자의 경우 스카프나 머리가 장비에 끼는 경우도 있으므로 머리와 옷차림을 정리해서 하강해야 한다.
안전벨트나 카라비너가 없고 하강기를 떨어뜨리거나 했을 때 로프를 몸에 감고 하강하는 것을 현수하강이라고 한다. 비상시에 대비한 하강법이다. 현수하강을 연습할 때 줄과 옷의 마찰열로 인해 화학섬유로 된 등산복은 상하기 쉽다. 면옷을 입고해야 옷이 상하지 않는다.
이론과 구호
이론을 이해해야 등반을 잘할 수 있다. 암벽 용어 같은 것들을 알아야 동료들의 조언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용어를 먼저 알아야 한다. 크랙에서의 레이백 자세 같은 것도 초보자가 바로 할 수는 없지만 머릿속으로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사소하게 생각되는 것 중에 중요한 것이 바로 구호다. “준비, 완료, 출발” 같은 구호를 확실히 해야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다. 구호는 팀 내에서 통일시켜서 “줄 당겨, 줄 늦춰”처럼 간단하게 빨리 말할 수 있는 구호를 써야 한다.
팀원이 중요하다
등반은 혼자 할 수 없으므로 팀원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리더가 어떤 사람이냐가 초보자 입장에선 중요하다. 리더는 팀에서 가장 등반을 못하는 사람에게 등반기준을 맞춰야 한다. 리더는 모든 사람이 갈 수 있는 대상지를 택해야 하며 사고 발생시 탈출로는 어딘지, 장비는 어떤 게 필요한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 모든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초보자가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등반은 평생의 등반을 좌우하므로 어떤 리더와 어떤 동료를 만나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리더, 즉 등반대장은 등반실력이 좋아야 하지만 꼭 등반기술이 뛰어나야 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면이다. 포용력과 결단력이 있어야 하며 거드름 피우기보다 앞장서서 솔선수범할 수 있는 사람, 다그치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좋은 리더다. 대장의 능력에 따라 초보자는 쉽고 재미있는 등반을 할 수도 있고, 조난을 당할 수도 있다.
높이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려면
등반에 입문하면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높이에 대한 공포다. 아직 장비에 대한 믿음이 없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낮은 데에서부터 반복교육을 해야 한다. 하강 역시 낮은 곳에서 충분히 반복연습을 해서 숙달된 다음 점점 높은 곳으로 가야 한다. 초보자가 바로 인수봉처럼 큰 바위를 시작하면 고도감 때문에 제대로 등반하기 어렵고 오히려 교육 효과도 떨어진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보통 인수봉처럼 큰 바위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어 큰 바위를 멋있게 등반하고 싶은 욕심을 가진 사람이 많다.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므로 서두르지 말고 낮은 곳에서 충분히 등반시스템을 몸에 익힌 다음 인수봉처럼 고도감 있는 곳을 등반하는 게 교육효과나 자기 안전에 있어 더 낫다.
초보자들의 공통된 실수
초보자들의 공통된 실수는 침착성을 잃고 금방 당황한다는 것이다. 초보자는 올라가는 게 능사가 아니다. 루트와 홀드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 초보자는 침착하기 어렵겠지만 그럴수록 더 느긋하게 해야 실수가 적다.
가장 잦은 실수가 장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장비를 떨어뜨리면 남은 등반을 둘째 치더라도 후등자와 바위 아래에 있는 사람이 맞아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당황해서 카라비너를 제대로 닫지 않는 경우도 생기는데 초보자들은 카라비너를 걸 때 “딱” 하는 소리가 나게 거는 습관을 들여 눈과 귀로 확인하는 게 좋다. 등산학교를 신청할 때는 졸업하면 바위를 다 올라갈 것 같지만 등산학교 교육은 등반의 가장 기본을 익히는 과정이므로 졸업 후 활동이 중요하며 배워야 할 것도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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