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군인의 노래 / 양희은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흙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 간 꽃다운 이내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맛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아라, 군인아들 너로다
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 간 꽃다운 이내청춘
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
우리 손주 손목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꽃피어 만발하고 활짝 개인 그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내청춘 다 갔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 간 꽃다운 이내청춘
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
검은 얼굴 흰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잡고 금강산 구경 가세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 간 꽃다운 이내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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