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해맞이는 일찌감치 가까운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작년 12.31 동해안 정동진에서 일출을 보고자 용평쪽에 펜션을 잡아 놓고
밤늦게 서울을 출발하였으나 가는 도중 차가 너무 막혀 새해 첫날 해맞이는 포기하고 그 다음날 뒤늦게 해맞이를 했던 탓이었다.
그런 때에 친구들이 아차산 해맞이를 한다고 해서 잘 됐다 싶어 함께 하기로 하였다.
밤 11시경 알람을 5시반으로 맞춰 놓고 잠자리에 누었는데 역시나 잠에 들지 못한다.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밤 12시 넘어 결국 수면제를 먹고 누었으나 이젠 약도 듣지 않는다.
알람소리에 눈을 뜬 것이 아니라 밥새 잠들지 못하고 있다 5시38분이라는 소리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알람은 토요일로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소리를 내지를 수도 없었겠다.
짐을 챙겨 나오니 6시10분. 약속 장소엔 좀 늦게 도착할 것 같다.
약속장소인 광나루역에는 6시55분에 도착하였다. 약속시간에 5분 늦었다.
병배에게 연락하니 약속장소를 아차산역으로 잘못 알고 아차산역에서 내려 올라가고 있는 중이고, 창호는 늦게 일어나 아직 집에 있고, 세영이는 친구들과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나도 곧바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올라가는 길은 치고 올라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빼꼼하여 그냥 밀려 오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길가로 청사초롱이 불을 밝히고 있고, 여명이 밝아 오고 있는 터라 어둡지 않은 길이다.
잘 닦인 등산로는 많은 사람들로 정체되어 있어 등산로를 빠져 나와 왼쪽 슬립을 오른다. 슬랩에 올라 아래를 보니 마치 일단의 피난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안전한 곳을 찾아 밀어 닥치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정상부근은 이미 해맞이 인파들도 인산인해였고, 좋은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관할 구청과 지역 방송에서 만들어 놓은 해맞이 행사장을 지나 조금 더 올라 갔으나 여기도 마찬가지로 사람들로 꽉들어차 있었다.
마침 길가에 서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친구들 찾기는 포기하고서 자리를 차지했다.
등산로 빠져 나와 슬랩을 오르는 인파들(7:23)
영하 14도의 날씨에도 해맞이 인파는 셀 수 없을 정도다(7:24)
행사장 윗쪽 언덕바지에도 사람들로 인사인해다. 난 그 앞 길가에 섰다(7:35)
매서운 추위에 완전무장을 한 탓인지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안면을 가린 버프가 입김으로 허였다(7:36)
붉은 기운이 조금씩 치밀어 오른다(7:39)
붉은 기운은 조금씩 넓게 피지고 더 짙어 진다(7:51)
경인년 새해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들어냈다(7:52)
불과 1분이 채 안됐는데 새해는 완연한 형태를 갖추었다(7:53)
새해가 산그림자를 뚫고 허공에 그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7:55)
새해가 오늘 하루의 힘찬 여정을 이제 시작한다. 서울 동부지역을 환하게 비춘다(7:56)
7:57
7:58
병배와 창호를 만났다(8:36)
용마산 정상에서 친구들과 함류한다(9:26)
용마산을 지나 하산길. 저 멀리 불암산과 수락산이 보인다(9;45)
용마산을 빠져 나온 친구들 일행이 식당을 찾아 행진을 한다(10:13)
면목시장 안 어느 순대국집에서 새해을 맞아 막걸리로 건배를 한다(10:29)
필재, 기원, 동하
지조, 성만, 세영
병배, 한조, 창호
마나님들은 끼리 앉아 담소를 나눈다.
경조사 문제로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중(11:28)
새해를 맞으며 올 한해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하고 포근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이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관용과 포용의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말로만 친서민이 사회통합이 아닌 진짜 이 땅의 서민들과 경제적 약자들을 보듬고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감싸 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사회의 계층과 이념과 넘어 "四通八達"하고 "和而不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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