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마당/암벽빙벽

'10.10.31 인수봉 구조대길

팬더마당 2010. 11. 1. 16:05

'10.10.31(일) 아침 6시 눈을 뜹니다.

어제 좀 무리를 했던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몸이 좀 찌뿌둥하군요. 사실 어제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 오래 걷는 산행은 포기를 하고 미니님과 둘이서 바우사랑 암장에 붙었는데, 종일 여러 루트를 연습등반을 하여서 그런지 좀 무리를 했나봅니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6:43 집을 나서 우이동 120번 버스 종점에 도착하여 도선사 주차장까지 택시를 타려고 합니다.

그때 건너편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택시를 타고 있는 장근호 씨의 모습이 보이네요.

도선사 주차장에 내려 장근호 씨는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가게로 들어가고 나는 만나는 장소로 갑니다.

황인호 씨가 제일 먼저 도착해 있고 나와 미니님이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일찍 도착했군요.

잠시 후에 오늘 선등에 나서는 조병현 대장님과 김경남 씨가 도착하고, 조민자 씨와 길민건 씨가 차량 주차 때문에 늦는 통에 장근호 씨에게 여기서 기다렸다 두 사람과 합류하여 함께 구조대길 출발지점으로 오게 하고 5명이 먼저 어프로치에 들어갑니다.

오늘은 김선종 클라이머 등 4명이 인수봉에 멋진 릿지코스를 개척하겠다는 뜻을 품고 개척에 들어가 지난 7월 개척보고대회를 가진 바 있는 구조대길을 등반하게 됩니다.

당초에 구조대길은 5명만 가기로 했는데 두 팀으로 나누기가 뭐해 그냥 8명 전원이 구조대길을 가기로 합니다.

8시 조금 지나 비둘기샘을 지나는데 주변이 천막촌으로 변해있군요. 

 

비둘기샘을 지나 설교벽 방향으로 진행하다보면 왼쪽으로 구조대길이 보입니다.  

 

첫번째 마디를 등반하고 있습니다. 난이도가 5.9로 되어 있군요

 

첫번째 마디는 완만한 슬랩이고 두번째 마디는 가는 실크랙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세번째 마디. 선등자와 세컨은 왼쪽 침니로 등반을 하고 나머지는 배낭이 상한다며 오른쪽 턱을 넘어 등반을 하게 하는데 턱을 올라서기가 꽤나 까다롭긴 하나 턱만 올라서면 왼쪽으로 트레버스하여 날등을 타니까 오를수 있습니다. 왼쪽 침니길은 5.8인 반면 턱을 넘는 길은 5.10a이군요. 

 

세번째 마디 확보점에서 길민건 씨와 조민자 씨입니다.

 

네번째 마디는 T자형 크랙으로 고도감이 좀 있긴 하나 어렵지는 않습니다. 크랙을 따라 직상을 한 후 크랙에 발을 딛고 오른쪽으로 이동을 한 다음 날등을 타고 오르게 됩니다. 난이도 5.9  

사진은 다섯번째 마디를 등반하는 모습으로 이 마디는 5.8로 어렵지 않습니다.

 

미니님이 네번째 마디 확보점에서 후등자 확보를 보고 있네요. 

 

다섯번째 마디를 등반 중인 미니님

 

여섯번째 마디. 지금까지 마디 중에서 가장 어려운 곳으로 자유등반 시는 난이도가 11B이나 인공으로 등반할 경우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힘이 부족한 여성들은 넘어서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조민자 씨가 다섯번째 마디를 등반하고 있습니다. 웃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섯번쨰 마디에서 무척 애를 많이 먹습니다. 

 

다섯번째 마디 확보점에서 미니님과 길민건 씨가 여섯번째 마디를 등반하기 앞서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김경남 씨가 여섯번째 마디 등반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김경남 씨와 미니님은 힘에 겨워 하면서도 악착같이 넘어섭니다.

그러나 제가 후등자 확보를 본 조민자 씨는 여기를 넘어서지 못해 몇 십분을 실갱이를 하다 힘들게 넘어섰고, 결국 펌핑아웃이 되는 통에 나머지 후등자도 제가 확보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섯번째 마디를 끊고 좌측 굴을 넘어서면 고독길 두번째 마디 확보점과 만나게 되는 일곱번째 마디 출발점이 보입니다. 조민자 씨는 더 이상 등반을 포기하고 쉽니다. 앞선 등반자들은 여덟번째 마디를 등반하고 있으나 나와 미니님, 장근호 씨는 아직 일곱번째 마디 확보점에 확보를 하고 대기 상태에 들어갑니다. 앞선 등반자들이 여덟번째 마디를 넘어서는데 무척 힘겨워 합니다. 결국 김경남 씨와 길민건 씨는 힘이 빠져 후등자 확보를 볼 수 없다기에 세명이 일곱번째 마디에서 하강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 일곱번째 마디부터 이어서 등반을 하기로 하고 하강을 합니다.    

 

하산길에 인수봉을 바라봅니다. 이때 시간이 4시26분이군요. 

 

조금 아쉽습니다.

새로 개척된 길이라 인기가 많은 코스라서 항상 붐비는 길인데 첫번째 시도에 완등을 하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아쉽니다.

아쉽긴 하지만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 밖에 없겠습니다. 

이제 바위에 붙을 날도 얼마남지 않았네요. 이날도 아침나절엔 손끝이 애리더군요.

얼마남지 않은 동안 기억에 남을 등반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