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마당/아침얘기

수면다원검사

팬더마당 2009. 12. 17. 15:43

오늘 아침 8시경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정문을 나섰다.

어제 저녁 8시에 들어가 수면다원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다.

 

지난 2006년 7월초 그러니까 내가 과천으로 출근하기 시작하여 4개월쯤 지난 때에 잠자는 습관을 바꿨다.

그전까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던 것을 조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방법으로 말이다.

당시에는 "아침형 인간"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 것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동안 과천으로 출근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힘들어 할 때라 생각 끝에 보다 일찍 일어나 출근을 하면 출근에 쏟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테니 그시간을 활용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새벽 5시에 읽어나 30분쯤 후에 집을 나서면 과천에는 6시 전후로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6시경부터 8시20분까지 청사 지하 헬스장(3동)에서 유산소운동과 웨이트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가급적이면 일찍 귀가하여 일찍 잠자리에 누으려고 하였으며, 술자리 있는 날을 피해서는 그렇게 노력했다.

그러나 일찍 잠자리에 눕는다고 해서 일찍 잠에 들지 않았다.

업치락 뒤치락 하다가 결국 잠에 드는 시간은 예전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잠자는 시간만 줄어들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운동에 푹빠져 있었기 때문에 과거로 되돌릴 수도 없었다.

그러기를 3년여 그동안 평일에는 잠을 많이 자는 날은 4~5시간, 대체적으로 3~4시간을 어떤 날은 꼬박 날을 지세우다 새벽녘에 겨우 잠이 들어 1~2시간 자는 날도 참 많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다음날 활동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은 피곤감을 느끼고 머리가 맑지 않은 정도였다. 

 

지난 7월 이곳 여의도로 근무지를 옮겼다.

여기서 운동을 하려면 비용을 들여야 했고, 과천만큼 출근이 힘들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 5시 종전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출근하게 되었다.

지난 주부터 도통 잠을 자지 못하였다. 불과 1~2시간 자고 일어나 출근하는 날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 12.8 근처 정신과병원을 찾아가 수면유도제 처방을 받아 잠에 들기 전 약을 복용하였다. 수면유도제는 말그대로 나를 곧장 잠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여 일하는데 멍하고 의욕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이틀 그런 후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적절한 처방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기로 마음을 먹고 12월 15일 고대병원 정신과에 외래진료를 받고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그날 저녁 '산과 벗' 모임에서 내가 처한 얘기를 듣고난 후 한 여직원이 "잠이란 것이 섹스보다 더 즐거움을 주는 것인데 그 즐거움을 갖지 못하면 어떡하냐"고 크게 우려를 해준다. 주부들은 더구나 맛벌이를 하는 경우는 아이를 키우느라 가정을 꾸리고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잠은 전쟁과 다름 아닐 것이다. 그말에 나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수면다원검사,

이 검사는 인체에 수면중에 뇌파, 안구운동, 근육의 활동, 사지의 움직임, 호흡운동, 산소포화도, 코골이 등을 기록하는 장치를 부착하고 잠자리에 들게하여 밤새 수면 중에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기록하는 검사다.

어제 검사중에도 오래 자지 못했다. 새벽녘에 겨우 2~3시간 잔 정도로 기억한다. 

 

오늘 검사결과는 12월 22일 듣게 된다.

이번에 만성화된 불면증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고 정말 그 끔찍하고 잔인한 불면증에서 벗어나고 싶다.

 

'여는마당 > 아침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성불면증  (0) 2009.12.23
목도리 이쁘게 매는 법  (0) 2009.12.22
재경 동창회 송년모임  (0) 2009.12.17
나눔문화의 날 행사  (0) 2009.12.04
김제동을 생각하며  (0) 2009.12.04